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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좋은 곳에 학교를 지어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고 합니다." 마을 노인들의 말을 빌린 김권종 평창무이미술관(이하 무이미술관)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겹겹이 쌓인 산으로 둘러싸인 완만한 평지에 있는 학교의 모습은 누구에게나 한 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폐교로 방치했다면 아까웠을 텐데 다행히 무이미술관이라는 새로운 역할이 주어졌습니다.
1999년 폐교된 무이초등학교는 조각가 오상욱,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춘섭 등의 작가들을 만나 2001년 무이미술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학교의 기존 틀을 유지한 채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꾸미고 교실은 전시실로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 박물관에 머물면서 옛 시골 학교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조각공원은 박물관 정문으로 바뀐 교문을 지나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오상욱 작가의 작품으로 가득 찬 조각공원은 방과 후나 쉬는 시간에 학교 운동장의 한 장면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오상욱 작가는 공식적인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예술 작품을 전시하며 방문객들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예술 작품을 감상합니다. 방문객들은 예술 작품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더하고 예술 작품 속 캐릭터의 자세를 모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조각공원을 둘러본 후 내부 전시장으로 향합니다. 갤러리 카페를 통해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 서 있으면 먼저 매끄러운 나무 복도가 보입니다. 복도 바닥은 세월의 흔적으로 얼룩져 있지만 관리는 매우 훌륭합니다. 매번 콩기름을 손으로 칠하는 무이미술관 대표의 결과물입니다. 복도를 걸을 때 들리는 삐걱거리는 소리도 친근합니다.
회관 입구에는 무이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대형 칠판이 있습니다. 누구나 낙서할 수 있는 칠판에는 이미 관람객들이 남긴 흔적이 가득합니다. 김 대표는 칠판도 예술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매일 바뀌는 특별한 작품으로 전시장 내부에서는 '흔적'이라고 불립니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체를 되돌아보게 됩니다. 작가별 전시 공간과 무이미술관을 설치한 작가별 기획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작가마다 서양화, 서예, 조각 등 분야가 다른 만큼 다양한 장르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메밀꽃을 화폭에 담아온 정연서 작가의 작품이 지역적 특색을 담아 잘 전시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미술관이 위치한 봉평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메인 무대로 지금도 메밀꽃밭으로 유명합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전시실에 서 있으면 마치 메밀꽃밭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림이 너무 정교하고 세밀해서 메밀꽃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을 줍니다. 봉평에서 메밀꽃을 볼 기회를 놓쳤다면 이곳에서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전시 공간에는 작은 아트숍이 있습니다. 작가들이 만든 미술 작품 외에도 작은 물품을 판매하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 키트를 준비했습니다. 창가에는 무이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풍금이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불렀을 풍금의 화려한 시절이 자연스럽게 상상됩니다.
전시 공간 사이에는 작은 아트숍이 있습니다. 작가들이 만든 미술용품 외에도 작은 물품을 판매하고 어린이를 위한 체험 키트를 준비했습니다. 창가에는 무이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풍금이 있습니다. 풍금이 학생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를 불렀을 때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무이미술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공간은 갤러리 카페입니다. 카페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야외 테라스가 있습니다. 1층은 조각공원 앞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2층은 주변 산과 무이미술관의 조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내부에는 예술 작품, 포토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갤러리 카페의 인기 메뉴는 봉평 감자 피자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봉평 지역에서 생산된 감자로 만들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원적외선 오븐에서 구운 피자에 홈메이드 피클과 소스가 함께 제공됩니다. 봉평 감자 피자의 탄생에는 독특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김씨는 "2020년 감자 농사를 짓는 지역 농부들이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밭을 갈아 빚더미에 빠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지역에 뿌리내린 공간으로서 어떤 역할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봉평 감자를 알리기 위해 피자를 개발했다. 많은 시도 끝에 현재의 감자 피자를 완성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전골 피자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문의는 필수적이다.
무이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개관하며 실내전시장은 수요일을 제외하고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입장료는 5세 이상은 5,000원, 65세 이상은 4,000원이며 야간(오후 6시 이후)은 무료입니다. "산중이 온통 메밀밭이고, 피기 시작한 꽃은 소금을 뿌린 듯 부드러운 달빛에 숨이 막힙니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문장입니다. 작가의 고향이자 소설의 무대인 봉평에는 이효석의 삶과 문학 세계를 소개하는 문학관이 입주해 있습니다. 실내 전시실에는 작가의 창작실을 재현한 코너와 옛 봉평시장 모형이 있고, 야외 공간에는 사진 촬영을 하기 좋은 앉은 이효석 동상이 있습니다.
인근 효석달빛 언덕에는 복원된 이효석 선생 생가와 현대문학 체험관, 작가의 평양집을 재현한 푸른 평양집이 있어 방문객들로 가득합니다. 9월 초에 방문하면 메밀꽃의 풍경과 평창효석문화제(2024년 9월 6~15일)를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봉평시장도 가보세요. 봉평전통시장도 상설시장으로 운영되지만 오일장 당일(매월 2일과 7일 끝나는 날)에 방문하면 사먹을 음식이 많습니다. 메밀국수, 메밀전, 메밀닭강정 등 메밀 요리가 인기 품목입니다. 시장 입구에 있는 봉식몰도 방문할 수 있습니다. 봉식(봉평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줄임말)은 신중년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시니어몰로 스낵바, 베이커리, 카페 등이 입점해 있습니다.
'2023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발왕산 1,000년 전통의 주목숲길도 아쉬운 대목입니다. 해발 1,458m 발왕산 정상에는 신비로운 유명 군락지를 따라 완만한 데크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관광케이블카로 산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고 산책로는 유모차나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관광지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왕발주목, 여덟째주목, 어미주목, 고해주목 등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 나무를 만나보고 멀리 대관령산이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감상하며 산뜻하게 여행을 마무리해 봅시다.